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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2주년,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조명 시집 눈길[서평] 이윤옥 시인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7'
김철관 대기자  |  33566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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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3  11: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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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올해로 1919년 기미독립선언(삼일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4.13) 98주년이 됐다. 오는 8월 15일이면 조국 광복 72주년을 맞는다. 
 
 서정주, 노천명, 유치진, 정비석, 최남선, 이광수, 이인직 등 친일문학인들을 풍자한 시집 <사쿠라 불나방>을 출판해 이들을 사쿠라 문학인으로 낙인을 찍었던 화제의 인물 이윤욕 시인이 지난 2011년부터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로 항일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조명했고, 지난 7월 15일 일곱 번째 시집이 나왔다. 
 
학생, 맹인, 노동자, 노인, 기생 등 조선여성들이 불굴의 의지로 항일 독립운동을 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시를 통해 표현한 이윤옥 시인의 <서간도에서 들꽃피다7> (도서출판 얼레빗, 2017년 7월)이 오는 8월 15일 광복 72주년을 기념해 발간했다.
 
 이윤옥 시인은 시집 <서간도에서 들꽃피다>를 통해 지난 2011년부터 해마다 20명의 여성독립운동동가들을 발굴해 시와 글을 통해 조명해 왔다. 시집 1~7권까지 14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소개한 셈이다.
 
특히 시집 서문에 “이 한 권의 책을 이 땅의 모든 남성들에게 바칩니다”라고 해, 과거 유교적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해 여성들을 무시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을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이 다시금 재조명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간도에서 들꽃 피다> 1~6권은 국내, 중국 등에서 활약한 여성독립운동가를 주로 조명했다면 최근 출간한 7권에서는 미주 하와이까지 폭을 넓혀 항일 독립운동에 힘쓴 사람들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실제 이 시인은 올 초 하와이 현지로 건너가 사탕수수밭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 상하이 임시정부 김구 주석에게 독립자금을 전한 여성 독립 선열들의 발자취를 확인했다.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여성독립운동가는 유순희, 오희옥, 민영주 지사 셋이다. 구순을 넘긴 이들에게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한 두 시간의 대화가 그리 소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서간도에서 들꽃 피다 7>에는 1926년 7월 15일 출생해 현재 건강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유순희(92, 서울 신내동) 애국지사를 조명했다. 그는 갓난아기를 안고 광복군 구호대원으로 입대한 당찬 여성이었다. 광복군 제3지대 제1구대 본부 구호대원으로 활약했다. 해방이 되기 1개월 전인 1944년 7월 연병장에서 촬영한 빛바랜 흑백 단체 사진에는 그가 가난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유순희 지사가 광복군 입대 당시의 핏덩이 아들에 대한 기억을 떠 올리고 있다.
 
“이 녀석이 제 아들이에요. 갓 낳은 핏덩이가 지금은 일흔을 넘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지요. 갓난 아이 이름이 광삼(光三)이 입니다. 갓난아이를 안고 간 유일한 유부녀 광복군이었지요. 그래서인지 부대원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어요. 아들 ‘광삼’이라는 이름은 광복군의 ‘광’ 제3지대의 ‘삼(3)’을 따 부대원들이 광복군 3지대를 상징한다는 뜻에서 지어주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핏덩이 안고 광복군으로 뛴 ‘유순희’ (이윤옥 시인)
 
한 장의 빛바랜 사진 속에서
핏덩이 끌어안은
임의 모습 찾았네
 
이역만리 중국땅에서
푸르른 조국 하늘 우러르며
인고의 시간 보낸 뜻은
 
아들 광삼이가 살아갈
자유로운 세상
 빛 찾은 조국의 품이었음을
 
임의 얼굴 드리운
골깊은 주름은
말없이 이야기하네
 
 
개화기 신여성으로 조선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던 전수산(1894.5.23~1969.6.19) 지사는 평양출신으로 1916년 하와이로 건너왔다. 1919년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돼 공채를 발행하게 되자, 전 지사는 당시 돈으로 15달러 상당의 공채를 매입해 독립운동 자금을 전했다. 1919년 4월 1일 하와이 호놀루루에서 창립된 하와이 부인단체인 대한부인구제회에 가입해 국권회복 운동과 독립운동에 필요한 후원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를 돕는데 앞장섰다. 그는 고국을 그리워하며 끝내 들어오지 못하고 하와이 호놀루루 다이아몬드헤드 공원묘지에 잠들었다. 
 
지난 4월 18일 타계한 김진섭 전 육군 준장(장군)의 모친이 조용제(1898.9.14~1947.3.10) 애국지사이다. 
 
김진섭 장군은 모친 조영제 지사와 6살 때 헤어져 17살이 돼 재회의 기쁨을 누렸다. 모친 조용제 지사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생전 김 장군은 평창동 집에서 모친 조용제  지사의 초상화를 걸어 두고 그리운 마음을 달랬다고 전해지고 있다,  
 
조용제 지사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12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집안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처음 지은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은 그의 오라버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6남 1녀의 가정에서 외동딸로 태어났다. 오라버니의 영향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한국독립당에 입당에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한글을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자녀들에게 우리말과 독립운동의 필요성을 적극 알렸다. 특히 애국부인회에서 활동한 조 지사는 애국부인회 여성들과 함께 국내외 부녀를 총 단결시켜 전 민족 해방운동 및 남자들과 일률 평등한 권리와 지위를 향유하는 민주주의 신공화국 건설에 적극 참가해 분투했다.
 
 엄기선(1929.1.21~2002.12.9) 애국지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큰 활약을 한 부친 엄항섭(1898~1962) 지사와 모친 독립운동가 연미당(1908~1981) 지사의 6남매 중 큰딸로 태어나 한국광복군 전신인 한국광복진선청연전지공작대에서 활동했다.
 
생존했을 당시 엄기선 지사가 밝힌 조국을 잃고 어린 시절 중국에서 생활할 때의 일화가 가슴을 찡하게 한다.
 
“중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하루는 선생님이 한 사람 한사람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28개 성이 있는데, 다른 중국 학생들은 ‘강소성’ 등 성을 말했어요. 나는 한국 사람인데 ‘어떻게 해야하나’하고 망설였습니다. 선생님은 ‘아버지가 뭘 한 분이냐’고 했고, 끝내 독립운동 하신다는 말을 못했습니다. ‘고향이 어디냐’라고 자꾸 재촉해 저는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마구 통곡만 했어요.” -본문 중에서-
 
 엄 지사는 생존 독립운동가인 오희옥(92) 지사 등과 함께 일본군 내 한국병사에 대한 징집 공작의 하나로 연극이나 무용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중국인들에게 조국의 독립을 위해 뛰고 있는 한국인의 의지를 널리 알렸다. 
 
특히 1936년 어린 시절인 엄기선 지사는 김구, 이동녕, 이시영, 조성환, 아버지 엄항섭 등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촬영한 단체 흑백사진이 눈길을 끈다.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나 34살 때 하와이로 온 사람이 심영신(1882.7.20~1975.2.26) 지사이다. 젊은 나이에 어린 아들을 하나 둔 과부였다. 과부상태에서 심 지사는 하와이에 진출해 있던 조문칠과 사진신부로 맞선을 보고 아들과 함께 하와이 땅을 밟았다. 억척스레 황무지를 개척하듯 하와이 땅에 뼈를 묻을 각오로 일을 했다. 
 
심 지사는 어려운 환경 가운데에서도 미주 하와이에서 대한부인회와 재미한족연합위원회의 위원으로 조국의 독립에 힘을 실었다. 특히 1920년대 말 임시정부 백범 김구 주석으로부터 재정부족을 호소한 편지를 받고 박신애 지사 등과 자금 모집에 앞장섰다. 후일 김구 주석은 하와이 동포들에게 서신을 통해 보내준 정성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황해도 봉화 출신의 박신애(1889.6.21~1979.4.27) 지사는 사탕수수 노동자로 하와이 땅에서 넉넉하지 않는 삶이었지만 임시정부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자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참아가며 독립자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보낸 인물이다. 박 지사는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조국 독립의 기회로 여기고 중국관내에서 활동하던 임시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독립운동을 펴갔다. 백범 김구 주석은 중경 공습을 겪으면서 하와이 동포들을 걱정하는 편지를 박신애 지사를 통해 남긴 일화가 ‘백범일지’ 속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하와이에서 임시정부를 적극 도운 ‘박신애’ (이윤옥 시인)
 
상해 백범 오라비 편지 받고
고난에 처한 임시정부 이야기에
남몰래 흘린 눈물
태평양 푸른 바다 적시었네
 
사탕수수밭 고된 노동
소금꽃 핀 웃옷 속
낡은 지갑 털어 임시정부 살린
봉숭아꽃보다 더 붉은
임의 마음
 
백범일지 먹향 속에
영원히 마르지 않고
새겨 있으리
 
 
 중국인으로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송정헌(1920.6.17~2010.3.22) 애국지사는 중국 항주에서 태어나 1937년 강서성 노산구강 폐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할 때 형(유진동 지사-김구 선생 주치의)의 소개로 한국의 독립운동가 유평파를 만나 평생 반려자로 선택했다. 송 지사는 1938년 남편과 함께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적의 후방공작과 첩보수집 활동을 했다. 1945년 8.15일 광복과 함께 남편과 일시 귀국했으나 김구 주석의 밀사로 중국에 재입국했다. 이 무렵 남편이 37살의 나이에 성홍열로 숨을 거뒀다. 송 지사는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남경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으며 그곳에 정착하다 심장병으로 2010년 91살의 나이로 영면했다. 
 
음악가의 길을 걷던 장성한 그의 아들 유수송이 1990년 KBS교향악단 단원으로 고국에 정착하자 한국과 딸이 살고 있는 남경을 오가기도 했다. 큰손자 유승남 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 이사가 할머니 송 지사의 못 이룬 꿈을 향해 고국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유승남의 이모 샤넨성씨는 중국의 유명 소설가가 됐고 1999년 김구 주석이 가흥에서 피난할 때 뱃사공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실화소설 <선월>을 펴냈다. 김구 주석의 전기소설 <보호유망-김구재중국>과 윤봉길 의사의 일대가를 다룬 전기소설 <회귀천당>을 펴내 한국의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중국인으로 독립에 뛰어든 ‘송정헌’ (이윤옥 시인)
 
절강성 항주의 아름다운
천하 절경 뒤로하고
 
조선인 남편 따라
독립투쟁 뛰어들어
 
가시밭길 걸어 온
한평생의 삶
 
구순의 나이로
남경의 한 병원서
쓸쓸히 숨 거두던 날
 
갓 피어난 봄꽃들만
가시는 길
환하게 비추었네
 
맹인의 몸으로 만세운동에 앞장선 심영식(1896.7.15~1983.11.7) 지사는 22살 때 개성 3.1만세운동으로 왜경에 잡혀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을 살았다.
 
“피고 심영식은 호수돈여학교 기예과 졸업생으로 맹목적인 부녀자 임에도 불구하고 (1919) 3월 4일 오후 2시경 동면 북본정에서 조선독립운동 시위단 속으로 들어가 두 손을 들고 다중과 함께 조선독립운동을 외쳤다.” -본문 중에서-
 
심 지사는 개성의 명문 호수돈여학교 출신으로 맹인의 몸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랐지만 망설임 없이 시위 군중 속에서 독립만세를 불렀고, 이날 일장기를 찢어버리는 등 강렬한 시위가 있기도 했다.
 
이 시집은 탑골공원에서 독립을 외친 가파도 소녀 고수선 지사, 항해도 재령에서 만세운동 이끈 박원경 지사, 3.1만세운동 정신 일깨운 박자선 지사, 칠순노구로 독립을 목청 외친 오신도 지사, 기생의 몸으로 만세운동에 앞장선 이벽도 지사, 통진 장날 만세운동 이끈 성서학교 만학도 이살눔 지사, 피로써 대한 독립을 맹세한 나이팅게일 이정숙 지사, 술과 아편으로부터 조선의 황폐화를 지킨 이효덕 지사, 향촌회 이끌어 군자금 모은 정찬성 지사, 온몸으로 독립선언서 지켜낸 조충성 지사, 비밀결사대 송죽회 이끈 최금봉 지사, 조국 광복의 어머니 하와이 황마리아 지사 등의 항일 독립운동 이야기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저자는 14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시집 <서간도에 들꽃피다> 1~7권으로 조명했고 오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에는 20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서간도에 들꽃 피다> 시집에 남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에 20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시와 그림으로 전시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학박사인 이윤옥 시인은 <문학세계>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한국외대 연구평가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부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항일여성독립운동가와 관련한 강연과 시화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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